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🌟Dear My Winter

겨울이 왔다.

by 겨울이집사 2024. 10. 7.

강아지는 말이야.
참 신기해.
 
온몸이 털로 뒤덮여서 안으면 더운데,
계절에 상관없이 꼭 껴안고 싶어.

말주변도 없는데,
걔 앞에서는 쫑알쫑알 하고 싶은 말이 많아져.
 
누워있어도 귀엽고,
뛰어다녀도 귀엽고,
웃을 때면 진짜 사랑스러워.
 
사람을 미치게 하는 거야.
 
나한테 사랑만을 주는 존재가
지구상에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태어난 것처럼,
정말 온 힘을 다해서 사랑해 주더라.

아주 잠깐 미워하고 혼낸 나를
참 미안하게 만들지.
 
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있어.
 
이건 사람 관계에서만 쓰일 수 있는 말이 아니야.
나에게 온 인생을 바치는 한 생명에게도 
있을 때 잘할껄이라는 후회가 
떠나보낸 후, 참 크게 다가왔지.
 
친구와 강릉에 여행을 갔는데,
강아지와 함께 숙박하는 호텔이 있더라고.
 
함께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,
깜빡 두고 온 물건도 살 수 있는 가게.
 
정말 좋아진 세상을 보면서 느꼈어.
 
이렇게 좋은 물품들이 많다니. 
이렇게 같이 해볼 수 있는 게 많다니.
 
이제는 마음껏 해줄 수 있는데.
이제야 어떻게 해줄 지 배웠는데.
 
어렸을 적부터 함께 했던 강아지들이 다 떠나버리고,
내가 온전히 책임질 수 있을 때가 되었을 때,
 
꼭 나의 강아지를 만나고 싶어. 

 .
.
.

반팔을 입고도 걷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한 여름,
비숑프리제 한 마리가 나에게 왔어.
 
안녕, 겨울아.

 
부모님을 떠나, 형제들을 떠나, 
새로운 곳, 새로운 사람을 만난 너는 어떻니?
 
떨리고 무섭니?
 
약속할게.
이제는 내가 너의 든든한 가족이 되어주기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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